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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 밀감
-마멀레이드가 될 거야 :상상의 에피소드

2019. 05. 16 - 2019. 06. 29

갤러리 결 개관전시는 후시하라 켄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<인생후르츠>에서 시작되었다. 아이치현 가스가이시 고조지 뉴타운의 어느 단층 주택에 90세 건축가 할아버지인 츠바타 슈이치씨가 87세인 아내 츠바타 히데코와 단둘이 살고 있다. 둘의 나이를 합치면 177살이다. 50년 동안 살아가고 있는 집 텃밭에 집에서 과일 70여 종과 채소 50여 종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. 텃밭에 할아버지는 아내를 위해 이런 푯말을 세워둔다. 나무에는 ‘여름 밀감-마멀레이드가 될 거야’, 정원의 수반에는 ‘작은 새들의 옹달 샘-와서 마셔요’. 밭과 나무에는 ‘죽순아, 안녕’ ‘프리뮬러-봄이 왔네요’, ‘작약-미인이려나’ ‘능소화-붉은 꽃의 터널을 지나 보세요’ 라는 푯말들을.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이른 봄엔 그저 흙만 보이다가 여름 이나 가을이 되어서 꽃이 피거나 열매가 열리면 비로소 자신을 드러내곤 한다.

김수강, 임안나, 구성연, 정현목 네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는 일도 마치 이 푯말들처럼 시간이 흘러야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.

우리 각자의 일상에 ‘여름 밀감-마멀레이드가 될 거야’처럼. 어떤 푯말을 세워두면 좋을까. 네 작가는 그 작은 이야기들을 차근차근, 천천히 들려주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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